|
|
|
|
[인터뷰] 엄종희 한의협 회장 취임 100일 특별인터뷰 |
|
|
|
|
“나는 CEO, 정책으로 이익주고 평가받겠다”
“정부는 큰 틀 짜고 한의계는 세부적 참여
정책·법률·홍보 분야 ‘사외이사’ 영입 고려
회원단합 위해서 오고초려라도 하겠다”
IMS사태의 와중에서 한의협 회장에 당선된 엄종희 회장이 11월 2일로 취임한 지 100일을 맞았다.
그동안 그는 한의계의 수장으로서 정책관계당국과 끊임없이 접촉해오면서 한의학이 처한 현실과 온몸으로 부딪혔음에 틀림 없다. 하루하루가 엄중한 한의계 상황에서 그의 경험은 한의계 모두의 소중한 자산이 아닐 수 없다.
이에 본지는 지난달 28일 한의협에서 엄종희 회장과 단독 인터뷰를 통해 그의 현실진단과 미래비전을 들어보았다. <편집자 주>
대담·정리 = 김승진 기자
▲취임후 대외적으로 활동하면서 한의학과 한의사는 어떤 위치에 처해 있다고 판단하나?
= 제가 접촉한 관계자들 대부분이 한의학을 발전시켜야 할 학문으로 인식하고 있었으며, 한의학 지식도 많이 갖고 있었다. 반면에 한의학을 정책에 어떻게 반영해야 할 잘 모르고, 중요한 부분으로 생각하지 않는 듯 했다. 더욱이 한의사를 과거와 같이 피해자로 보고 도와줘야겠다는 생각보다 가진 자의 모습으로 투영되고 있었다. 대체로 한의학은 긍정적으로, 한의사는 부정적으로 분리 사고하는 경향을 읽을 수 있었다.
이런 가운데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다. 정부는 의료기술, 의료기기, 서비스, 제도 개선을 추진하는 등 보건의료체계의 틀을 짜고 있다.
▲취임 초부터 침구사법 문제로 국회접촉이 빈번했던 것으로 아는데 국회활동하면서 느낀 소감은?
= 지금까지 100여명의 국회의원을 만나면서 느낀 것은 한의협과 한의사에 중립적이었다는 점이다. 국회의원은 국민의 신뢰를 먹고 사는 존재이므로 상대가 누가 됐든 요구가 있으면 즉각적인 반응을 보였다. 반면에 중립적이라는 말은 함축적이어서 한의사가 적극적이지 못하다는 뜻으로 비춰진다.
그러므로 한의계 차원에서 정책적 지지를 이끌어내는 노력이 요구된다. 일선의 한의사들이 지역에서 정당활동을 하거나 정치인 후원회 가입, 혹은 시민활동과 의료봉사활동을 통해 정치인과 접촉의 폭을 넓혀가는 노력이 절실히 요청된다.
▲행정부관료들의 시각은 어떤가?
= 행정부도 과거보다 훨씬 우호적이다. 이후로도 한방정책이 커졌으면 커졌지 작아지거나 후퇴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정책으로 전환속도가 느려 안타까울 뿐이다.
한의계의 준비가 미흡한 측면도 있다. 정부관계자들은 줄기세포연구와 천연물을 이용한 바이오연구 등 두 축으로 진행되고 있는 연구개발 중 한방바이오산업의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으나 정작 한의계가 정부의 R&D 계획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의협은 정부의 정책자금을 이끌어내는 것을 전략으로 삼고, 여기에 맞춰 각종 정책을 정비하는 데서 대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
▲한의협 예산을 활용해서 학회를 지원할 계획 없나?
= 한의협보다 많은 정보를 가진 행정부를 설득하기 위해서는 정책이라는 상품이 필요하다. 상품 없이 읍소로써 한의사를 먹여 살릴 수는 없다. CEO로서 정책상품을 팔아 회원에게 이익을 주고, 평가를 받을 생각이다.
이런 구상을 뒷받침하기 위해 정책연구비를 대폭 증액하고자 한다. 재원은 한의협 예산의 재조정을 통해 확보할 것이다. 한의협 예산의 38%를 차지하는 인건비를 적정선인 30%로 줄이면 정책개발비 확보가 가능하다.
결국 1차적 책임은 예산을 편성하는 집행부에 있고, 2차적 책임은 예산안을 세밀하게 심사하는 대의원총회에 있다. 준비팀을 일찍 구성해서 회원들과 함께 예산안을 작성할 생각이다.
▲장동익 씨 문제로 한·양 의료계가 갈등을 겪고 있다. 양자는 어떤 관계가 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는가?
= 한의계와 양의계의 관계는 동반자적 관계다. 더 정확히 말하면 경쟁적 협력관계다. 의료과실 논란, 건강증진과 질병 극복, 학문적 보완 등에서 협력이 필요하다고 보고 의협과 협력관계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 일부의 한의학교육과정 폄하에 대해서도 학문적 발전이라는 대승적 견지에서 수용할 것은 수용하고, 받아들일 것은 받아들이고 있다. 학문적으로 상호 존중할 때 협력이 깊어지는 법이다. 이 점은 의협에 요구해서 공감을 얻은 바 있다.
그러나 한의사에 대한 부당한 폄하와 손해를 가할 때에는 강력하게 대응하겠다.
▲진단의 객관성이 결여돼 향후 10년내로 심각한 위기에 처할 것이라는 지적이 있다.
= 지금은 치료부분에서 고통받고 있지만 언젠가는 진단에서 문제될 것이다. 통일적 진단모델이 조속히 나와야 하지만 지지부진한 면이 없지 않다.
이 문제는 학회와 임상가가 공동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다. 학회는 가이드라인 제정과 용어를 표준화 하고, 임상가는 환자의 통계를 확보해야 한다. 일반인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임상통계 확보가 절대적이다.
IMS사태도 근거가 부족한 가운데 발생했다. 한의학은 양의 팽창은 있었지만 질적 발전의 측면에서는 소홀했다. 이런 점에서 IMS사태는 50년 역사상 큰 획을 긋는 사건이다. 현대한의학으로 가는 길목으로 평가한다.
▲일선한의사들의 경영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대책은?
= 1만 5천 회원이 당하는 경영상의 아픔을 가슴 깊이 느끼고 있다. 경기침제는 일반적인 현상이라고 치부하기에는 그 정도가 심각하다.
나는 이 문제를 이미지 홍보, 파이 키우기, 환자의 만족도 배가운동 차원에서 해결하고자 한다. 식약청내 한약안전부서 신설, 부실 검사소 퇴출을 통한 한약의 신뢰 확보, 드라마를 통한 한의학 홍보도 시급한 과제다. 또 보험과 비보험의 현격한 가격차로부터 오는 문제를 해소하는 방안으로 중간 단계의 치료수단 개발도 중요하다.
▲이사와 사무국의 역량 제고방안은 뭔가?
= 현재의 상근, 반상근, 비상근 이사구조를 유지하면서 상근이사는 교육을 통해 전문성을 강화하고, 반상근이사는 위원회 파트에서 전문성을 확보하면 된다. 비상근은 일선한의사와 교량역할을 충실히 하면 될 것으로 본다.
다만 한의사로만 구성된 이사회를 보완하는 방안으로 의결권 없는 사외이사제를 도입하여 정책, 법률, 홍보분야의 전문가를 사외이사에 위촉할 생각이다. 가령 큰 기획사에서 근무한 전문가를 홍보담당 사외이사로 영입하는 식이다.
사무처는 팀제와 순환보직제로 전문성을 공고히 할 것이다. 총장은 대기업 CEO출신이 좋을 수도 있지만 공채나 교육을 통한 내부 승진이 바람직하다. 낙하산 사무총장은 문제가 있다. CEO마인드는 총장보다 회장이 가지는 게 더 빠르다.
▲모 지부에서는 이사회에도 참석하지 않고 있다. 회원의 단합을 위해 삼고초려라도 해야 하지 않나?
= 일부 회원과 지부가 36대 집행부의 출범을 우려하고 있음을 충분히 인정한다. 중앙에서 지부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오해하는 부분도 있지만 그런 문제에 구애받지 않고 그분들의 불편한 마음을 해소하고자 노력할 생각이다. 잠을 잘 때에도 한의사와 한의협을 생각할 정도로 회원의 단합을 염원하고 있다. 오고초려해서라도 그 분들을 받들어 모실 것이다. 대화하고, 결과로 보여주면 해결되지 않겠나?
▲집행부의 역사적 소명은?
= 위기의 시대를 기회의 시대로 만들기 위한 집행부다. 좀 더 건강하고 풍요롭게 만들기 위해 10년후 한의사상을 수립할 계획이다. 희망과 비전을 제시하는 게 꿈이다. 앞으로 한의계의 불안요인을 제거하는 한편 한약품질안전기본법과 한의사법의 제정에 혼신의 힘을 기울일 계획이다.
짧은 임기동안 너무 욕심내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있지만 “꿈은 높게, 현실은 냉정하게, 교감은 깊게” 이것이 좌우명이다. 남은 4개월 최선을 다하면 충분히 성과를 나타낼 수 있다. <끝> |
|
|
|
|
 |
전체기사의견(0) |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
|
|
|
| 전체기사의견(0) |
|
|
|
|
webmaster@mjmedi.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