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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간 표류한 의료분쟁법 안착할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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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시민단체, 여전히 이견 못 좁혀
□ 이기우 의원, 관련 공청회 개최 □
이번 제17대 국회에서는 지난 17년간 표류해온 의료사고에 대한 조정제도가 도입될 수 있을까?
열린우리당 이기우 의원이 지난 2월부터 준비해 온 ‘의료사고 예방 및 피해구제에 관한 법률제정’을 위한 입법 공청회가 지난 4일 국회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열렸다.
공청회에 앞서 이기우 의원은 “이 법안은 국민, 의료인 누구나가 겪을 수 있는 의료사고를 예방하고 의료사고 발생시 일어날 수 있는 분쟁을 합리적으로 조정할 전담기구를 설치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고 밝혔다.
이 법안의 주요 쟁점 사안은 △입증책임의 전환 △무과실 의료사고 보상 도입과 재원주체 △경미한 과실에 대한 형사처벌 특례 △특수법인인 ‘의료사고피해구제위원회’ 설치 규정 등이다.
특히 의료인이 자신의 무과실을 증명해야 하는 ‘입증책임의 전환’에 대해 정효성 의협 법제이사는 “진료의사에게 과다한 부담을 지우는 조항”이라고 반대하고, “의사의 소극적 진료나 의료사고 위험성이 높은 전공과목 기피현상 등이 초래돼 의사나 환자 모두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반면, 김희경 서울YMCA 시민중계실 정책팀장은 “의료사고 인과관계에 관한 입증에 있어 사건 경위에 관한 정보의 절대적 격차를 감안, 의료인에게 입증책임을 부여한 것은 마땅하다”며 찬성했다.
또 경미한 과실에 대한 형사처벌 특례조항에 대해 정효성 이사는 “형사처벌 특례는 인정하지만, 9개의 중과실 조항은 삭제할 것”을 요청했다.
정 이사는 특히 “설명의무 위반이나 오진이 중과실에 포함된다면, 한국의 의료수준은 이 법이 시행된 후 몇 년 안에 의료후진국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수법인인 ‘의료사고피해구제위원회’ 설치 중 위원회 구성을 놓고도 의료계는 “다수의 의료계 대표가 참여해야 한다”는 주장을, 시민단체는 “위원회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들어 의료당사자의 개입은 배제해야 한다”는 엇갈린 주장을 했다.
이밖에 법안에 명시되지 않은 사항 중 추가의견으로, 시민단체는 “의료인의 진료기록 위·변조에 대한 처벌조항 포함”을 요구했고, 의협과 병협은 “진료방해 및 난동행위 규제와 제삼자 개입금지 규정이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측은 그간 의료계와 시민단체간 입장조율 작업을 진행해 왔지만, 이날 공청회에서도 여전히 쟁점사안에 대해서는 거리를 좁히지 못했다.
한편, 의료사고 분쟁건수는 89년(69건)에 비해 03년(1심 소송건수 755건)에는 11배 증가했으며, 소비자보호원 피해구제건수도 매년 25%씩 증가해, 99년 291건이던 것이 04년 885건으로 급격한 증가추세에 있다.
이예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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