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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협 선거제도 개선방안을 위한 긴급 좌담회
2006년 03월 03일 () 13:03:00 webmaster@mjmedi.com
   
 
회원의 의사 반영되는 선거제도가 바람직

한의학을 둘러싼 정치사회적 환경과 의료계 내의 역학관계가 급변하면서 한의계는 리더십을 강화할 목적으로 선거제도 개선을 꾀하고 있다. 직선제 논의는 그런 움직임의 하나다. 본지는 현행 선거제도가 가지는 장단점을 두루 짚어보는 한편으로 직선제가 그 대안이 될 수 있는지 검토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향후 한의협 선거제도 선택에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 <편집자 주>

▶김승진(사회) : 대한한의사협회는 입후보자에 의한 간선제로 회장을 선출하고 있습니다만 최근 몇 년간 직선제로 전환하려는 일련의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선거제도를 바꾼다는 것은 기존의 선거제도에 만족하지 못하는 요소가 많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되는데 그렇다면 직선제가 대안인가요? 간선제를 보완하는 방법도 있을 텐데 그 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간선제 유지할 ‘부득이함’ 사라져

▶정경진 : 모든 구성원이 직접 자신의 대표자를 뽑는 것이 마땅하지만 교통의 불편과 문맹 등 물리적 장벽이 있어 대안으로 나온 게 간선제였습니다. 정보의 공유화가 이루어져 물리적 장벽이 많이 완화된 지금 상황에서는 간선제를 그대로 유지할 부득이함이 소멸됐습니다. 그렇다고 간선제가 나쁘다는 뜻은 아닙니다. 代議를 위임해준 구성원의 의사에 일치되도록 투표권을 행사한다면 간선제도 의미가 있습니다. 그러나 현행 간선제는 진정한 간선제라고 볼 수 없습니다. 대의원 본인의 의사에 따라 투표하는 게 문제지요. 그러므로 왜곡된 형태로 나타난 간선제를 바로잡아보자는 게 현행 선거제도 논의의 본질입니다.

▶유재규 : 서울시한의사회도 민주·비민주를 떠나 협회를 사랑하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단체는 한 방향으로 가야 하기 때문에 다수가 찬성하면 결정된 대로 따라야 합니다. 대의원도 회원의 의견에 따라야 합니다. 아직은 결정하지 못했지만 장기적으로는 직선제로 결정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에 따라 한의협 정관을 개정하고자 2004년 서울시대의원총회에 상정했으나 결의안 채택에 실패하고 2005년 총회에서 결의에 성공해 한의협에 직선제 채택을 건의한 바 있습니다.

▶사회 : 직선제는 개혁을 위한 여러 가지 방안의 하나로 논의돼야 한다는 주장이 많습니다. 다른 분야는 제쳐둔 채 회장 선거제도에만 매달리게 되면 리더십 향상이라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기 때문에 그런 주장이 나온 것으로 보입니다.

▶정 : 한의협 정관개정소위원장으로서 정관을 검토해본 결과 회장뿐만 아니라 대의원 선출조항도 회원이 직접 선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직능별 할당제도 또한 검토했습니다. 그러나 대의원 선출방법까지 개혁하는 것은 대의원에 너무 많은 부하가 걸린다고 보아 차후 2, 3순위 과제로 밀어놓았다는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황병천 : 개혁의 바람 따라 직선제 논의가 이루어진 게 사실입니다. 그러나 직선제만큼 회원의 관심과 참여를 불러일으키는 방법도 없습니다. 스스로 자신의 대표자를 마음속에 그리고 투표현장에 가서 투표한다는 것은 간선제에서 생각해볼 수 없는 변화입니다. 실제로 직선으로 회장을 선출하고 난 뒤 저희 인천시한의사회 회원들의 참여의식은 몰라보게 달라졌습니다.

회원 참여의식 날로 증가 추세

▶사회 : 그래서 그런지 회원들의 의식도 바뀌는 듯합니다. 지난해 한의협 대의원총회에서는 전체대의원 261명 중 108명이 참여해 겨우 43명이 직선제 찬성의사를 밝혔지만 올 한의협이 (주)갤럽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 76.8%가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여론조사 결과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유 : 여론조사는 집행부와 의장이 누구냐, 혹은 지역별, 세대별로 차이가 나는 것이 사실입니다. 여론조사뿐만 아니라 회원 중에는 간선제를 여전히 선호하는 기류도 감지됩니다. 직원이 한 달 전부터 온통 선거관리업무에만 매달리게 됨에 따라 회무공백이 우려된다는 게 직선제 반대론의 주요 배경입니다. 고비용 선거라는 인식도 반대 논거 중의 하나입니다. 그러나 5년 전부터 경근침자요법(소위 IMS요법), 보험, 한약재 등의 사태에 집행부가 미온적으로 대처한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회원의 불만이 누적됐고, 그 영향이 선거제도에까지 영향을 미쳐 간선제에 대한 문제제기로 이어졌습니다. 따라서 76.8%의 여론조사결과는 일선한의사 정서의 근사치를 반영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사회 : 일선한의사들은 직선제나 간선제 사이의 차별성을 느끼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직선으로 선출돼도 능력이 뛰어난 것 같지도 않고 무엇보다 일할 사람이 없기는 마찬가지이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직선제가 후보간 비방과 명예훼손, 과도한 선거비용 등으로 출마를 기피하게 만듦으로써 다양한 후보군 확보를 어렵게 만들 수도 있지 않을까요?

▶황 : 선거과정에서 타 후보의 인신을 공격하거나 명예를 손상할 가능성은 직선제의 단점으로 지적됩니다. 선출된 후보의 일하는 능력도 별반 다르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두 선출방식 사이에 차별성은 분명히 존재합니다. 간선제는 회장중심으로 치러지는 데 반해 직선제는 회원의 요구사항을 빨리빨리 파악하게 되는 속성상 팀별로 나눠 회무를 수행하게 돼 시스템이 안정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새로운 생각과 철학을 가진 사람이 출현할 가능성도 간선제보다 직선제가 높습니다.

▶정 : 동의합니다. 전국 회원을 상대로 선거하게 되면 조직선거가 됩니다. 이 과정에서 당선 후 같이 일할 사람이 드러나게 됩니다. 학연과 지연 중심으로 이합집산 되더라도 새로운 사람이 나타날 가능성은 높아집니다.

유권자 수 늘면 후보군도 증가

▶유 : 후보군이 적었던 것은 회원수가 적고, 회장에게 과도한 희생을 요구했기 때문이지 명예훼손을 우려해서 그런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10년 후 한의사의 수가 2만명으로 늘어나면 후보자는 3, 4명대로 늘게 돼 있습니다. 오히려 간선제에서 후보군이 더 적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왜냐하면 유권자인 소수 대의원의 성향분석이 쉬워 판세가 불리하다고 판단되면 굳이 출마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서울시한의사회의 경우 선거가 끝나기도 전에 대의원의 표 계산이 다 끝났습니다. 선거 뒤 확인된 오차는 3표 정도에 불과했습니다. 그러므로 유권자의 단위수가 커지면 유권자의 성향을 알 수 없어 표를 얻기 위해 조직선거와 정책선거가 이루어지고, 후보자도 늘어나게 돼 있습니다. 물론 상근하는 회장에게 최소한의 보수를 지급하면 후보군을 더 늘릴 수 있을 것입니다.

▶사회 : 적절한 투표방법은 직선제 채택에 있어 핵심적인 요소라 할 수 있습니다. 어떤 투표방법이 적절할까요?

▶정 : 의협의 투표율이 낮은 것은 의약분업투쟁과정에서 위로부터 개혁한 결과입니다. 밑으로부터 개혁한 약사회는 투표율이 매우 높습니다. 한의사는 인터넷 사용자가 늘고 있어 투표율이 높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올 3월부터는 EDI 신청만 가능할 정도로 인터넷을 사용하지 않으면 손해가 나게 돼 있습니다. 인터넷 투표가 어려운 것도 아닙니다. 그냥 집에서 사용하는 인증서 방식대로만 하면 됩니다. 우편제도도 다양해졌고요.

▶황 : 인천시한의사회에서는 온라인 투표를 한 회원이 대상자 346명 중 249명(투표율 72%), 우편투표를 한 회원은 대상자 136명 중 65명(투표율 48%)로 집계됐습니다. 우편투표율이 적게 나타난 것은 보건소 등 공직근무자, 병원수련의와 과장 등입니다. 이들은 어떤 방법으로든 투표를 안할 가능성이 높은 집단입니다. 인터넷 투표는 도입하기 전 정보가 새는 것 아닌가, 보안 문제는 없는가 등 엄청 고민했는데 기우로 끝났습니다. 인터넷 투표의 보안은 파일을 줘도 전문해커가 아니면 분석하지 못하는 수준입니다. 보안은 완벽하지요.

▶유 : 전자투표를 기본으로 하고 우편투표로 보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핸드폰 선거도 고려해봄직 하구요. 핸드폰에 뜨면 인증번호만 누르면 되니까요. 은행에서 다 쓰는 방법인데 우리가 익숙하지 않은 것뿐입니다.

▶사회 : 의협의 전례로 볼 때 투표권자의 인정 기준이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이 문제가 어느 정도 정리돼야 대표성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고 보는데 인천시한의사회도 이 점을 둘러싸고 논란이 있었지요?

의무 불이행과 선거권 제한은 별개 문제

▶황 : 인천의 경우 지부회비를 2년이상 체납한 회원에 대해 선거권을 제한하자는 의견과 회비납부에 관계없이 평등하게 주자는 의견이 제기됐습니다만, 주지 말자는 의견은 의무가 없으면 권리도 없다는 원칙에서였지요. 회무에 충실하지 않은 사람은 투표를 하지 않고 투표율만 떨어뜨리는 경향을 보이곤 합니다. 그러나 대승적으로 다 주자는 쪽으로 결론을 내렸습니다.

▶정 : 모두 인정하기에는 어쩐지 권위가 없어 보입니다. 나이 든 회원은 물론이고 요즘 젊은 회원조차 ‘令이 안 선다’면서 선거권 제한에 공감을 표시합니다. 그러나 의무를 이행하는 것과 선거권을 제한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므로 추후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봅니다.

▶사회 : 선거에 돌입하면 과열·혼탁선거를 방지하기 위한 선관위측의 노력과 유권자에게 보다 많이 알리기 위한 후보자의 욕구가 부딪힙니다. 공정선거를 실현하면서도 활발한 선거운동을 실현할 좋은 방법은 없을까요?

▶황 : 후보자들은 기본적으로 상대의 인격을 모독할 의사가 없지만 열기가 고조되다보면 과열될 수는 있습니다. 그래서 선관위의 선거관리능력이 중요합니다. 선관위가 규칙을 적절하게 제정하면 후보들은 잘 지킵니다. 예를 들면 개별방문을 허용하되 낮에 하도록 제한하는 규칙을 정하는 것입니다. 위원장이 권위와 인격, 덕망, 중립성, 공정성, 논리성을 지니고 있으면 반발할 후보는 없다고 단언합니다. 요즘 젊은 회원들은 공정한 게임을 좋아합니다.

▶유 : 선거운동은 선거운동원으로 제한돼야 합니다. 그렇게 하면 연락이 와도 판단이 용이합니다.

▶정 : 10만원 이하의 금품제공, 3만원 이하의 음식 제공을 합법화한 현행 선거관리규정은 직선제 도입 이전이라도 개정돼야 합니다. 사회적 투명성이 높아진 요즘 시대의 흐름을 담아내지 못하는 대표적인 조항입니다. 국회의원 선거라면 당선무효형에 해당합니다. (웃음)

선거관리규정부터 개정을

▶황 : 인천은 자체적인 지부 선거관리규정을 갖고 있어 딴 나라 이야기같이 들립니다. ‘지부의 선거방법은 중앙회장의 승인을 받으면 된다’는 정관규정에 따라 지부직선제가 한의협의 승인을 받았고, 선거관리규정도 자체적으로 만들었습니다. 직선제를 채택하고 싶은 지부가 있으면 인천과 대구의 선례를 참고하시면 도움이 될 것입니다.

▶사회 : 지금까지 한의협 회장 선거제도와 관련해서 좋은 말씀을 들었습니다. 이제 마무리할 시간이 된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한 말씀씩 듣고 좌담회를 끝내도록 하겠습니다.

▶유 : 직선제는 87년 이후 우리 사회의 대세입니다. 간선제가 비민주적인 것은 아니지만 회원의 자질과 역량이 높아진 상황에서 회장선출권한을 다시 회원에게 돌려줘야 합니다. 그 시기는 회원의 열망을 대의원이 수용할 때가 될 것입니다.

▶황 : 직접 투표하면서 주인의식이 향상되는 법입니다. 선거과정에서 차기 임원이 될 사람과 회원 간 만남의 장도 이루어집니다. 회원의 의견을 결집하고 문제에 대한 공론화가 쉽게 이루어지는 것이지요. 지부와 중앙회의 직선제 도입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정 : 선거제도는 대의원이 결정하는 만큼 대의원의 현명하고도 대승적인 검토로 단결하고 힘 있는 한의협을 만들어줄 것을 기대합니다.

▶사회 : 늦은 시간까지 토론에 임해주신 참석자들께 감사드립니다. 이번 토론을 계기로 한의협 회장선거 방법을 둘러싼 논의가 한 차원 높아졌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정리 = 김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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