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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미래포럼] 제3차 토론회 발제 요약(1)
2006년 09월 01일 () 14:02:00 webmaster@mjmedi.com
   
 
음양오행, 한의학의 지도원리인가

한의학에 대한 양방의료계의 문제제기가 집요하고 정교하게 진행되는 가운데, ‘한의학은 폐기의 대상’이라는 극단적 생각이 부상하고 있다.
이런 주장의 중심에는 ▲한의학의 정체성은 음양오행에 있다 ▲음양오행은 그릇된 설명체계다 - 이러한 논법이 자리잡고 있다.
이에 우리는 먼저 첫 번째 명제와 관련해 음양오행이 과연 한의학의 정체성을 규정할 만한 역할을 하고 있는가부터 재고할 필요가 있다.

고전에 원리라고 주장된 ‘지도원리’와 실제 임상에서 ‘작동하고 있는 원리’를 분리하여 생각해 볼 것을 제안한다. 문헌에는 음양오행이 한의학의 원리인 것처럼 묘사되고 있지만 한의학 임상에서 실제로 작동되는 원리는 전혀 다른 것일 수 있으며 우리는 이를 찾아야 한다.
한의학 폐기론자는 흔히 한의학이 ‘반증불가능하다’고 비판한다. 그러나 이는 옳지 않다.

어떤 증상들에 치료(원인)가 개입되면, 결과(효과)가 나타난다. 이러한 과정은 ‘인과적 효력’을 포함하는 것이며, 또한 반증가능성을 갖게 된다.
여기서 증상과 치료처방을 연결하는, 인과적 효력을 갖는 지식들의 최소공약적인 부분이 한의학의 ‘지도원리’가 될 수 있다.
그런데 증상과 치료로 넘어가는 연결의 논리에 있어 음양오행이 실효적인 ‘지도원리’로서 작용하고 있는가?

한의학의 진단·처방을 검토해 볼 때 음양오행이 그러한 역할을 하고 있지는 않는 것으로 보인다.
일례로 침구학의 실효적 지도원리로서 본인은, ▲경혈은 병위(病位)에 대해 특이적으로, 병성(病性)에 대해 비특이적으로 작용한다 ▲모든 경혈은 국소적 치료 작용을 가지며 어떤 경혈은 원격 치료 작용을 갖는다 ▲遠位의 경혈일수록 강한 원격작용을 한다 등의 명제를 추출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는 음양오행론을 포함하지 않더라도 지도원리가 될 수 있다는 예시가 된다.

음양오행론에서 남겨둘 만한 것은 ▲음양오행에 내재된 ‘유비(Analogy)’사유 ▲오행은 2종 관계로 구성된, 관계의 직접연결성·대칭성·순환성을 만족하는 유일 시스템 이라는 두 가지 측면뿐이라 생각한다.
이제 우리는 한의학 정체성의 근거를 음양오행 등의 ‘전통의학의 특징적 사유’에 둔다는 보수적 견해에서 탈피해야 한다.
다른 한편으로는 학문의 정체성을 그 학문의 취급 대상에 두는 세계적 흐름을 따를 경우엔 한의학이 자칫 한약·침·뜸을 다루는 지식체계로 축소될 수 있음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여기에 함몰될 것이 아니라 한의학의 정체성은, 실효적이면서 동시에 한의학에만 고유한 지도원리들에 근거하여 규정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한의학은 증(證)을 탐구하고 진단·치료하기 위한 지식체계로 규정될 수 있다. 한의학이 문헌상의 지도원리가 아닌, 진단·치료과정에 내재된 실질적인 지도원리를 통해 재정리되고, 우리 민족만의 의학이 아닌 인류의 보편의학으로 발전하게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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