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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칼럼] 신승훈의 ‘the romanticist’
2006년 11월 03일 () 14:00:00 webmaster@mjmedi.com
   
 
트로트와는 다른 느낌의 사랑과 이별에 대한 노래 ‘발라드’는 오랜 시간 사랑 받고 있는 장르이다. 유재하, 이문세, 변진섭에 의해 발라드가 시작되었다면, 신승훈, 이승환에 의해 좀 더 세련된 음악으로 발전되었다. 잘 익은 발라드라는 열매를 수확한 가수가 조성모, 성시경 등이고….

신승훈이 열 번째 음반 ‘the romanticist’를 발표했다. 낭만주의 혹은 낭만주의자라는 의미의 앨범 제목처럼, 신승훈 특유의 감미로운 발라드가 주된 메뉴인 맛깔스러운 음악이다.
어쿠스틱 기타가 리드하는 비교적 단출한 연주로 맑은 느낌의 에피타이저 ‘Dream of my life’를 시작으로 낭만적인 코스 요리가 시작된다. 신승훈 목소리가 맞나 싶을 정도의 저음으로 시작하여 조금씩 고조되는 음악은, 가스펠 같은 후렴부의 코러스와 어울리며 살짝 폭발한다. 4집의 ‘운명’이나 5집의 ‘고개 숙인 너에게’를 연상시키는 곡.

이어지는 메인 요리는 인연을 보내는 슬픈 노래 ‘送緣悲歌(송연비가)’. ‘애이불비’와 ‘애이불비II’의 연장선상에 있는 음악이고, 가사는 ‘애심가’의 속편 같은 느낌이다. 후렴부의 오케스트라 연주는 애이불비와 흡사한데, 탱고 리듬의 편곡으로 색다른 맛을 느끼게 해준다. 피아졸라의 음악을 연상케 하는 애절한 바이올린 연주와 반도네온 느낌의 신시사이저 소리는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계절에 잘 어울린다.

‘Lady 무궁화 꽃이 또... 피었습니다’부터 네 곡의 신승훈표 발라드가 펼쳐진다. 여전히 매력적인 발라드이지만 너무 여러 번 먹어본 메뉴이기에 조금 지루해질 즈음, 보사노바 리듬의 ‘그런가요’가 어깨를 조금 움직이게 하고, 브라스 연주가 시종 리드하는 스윙감 넘치는 흥겨운 노래 ‘I Luv U I Luv U I Luv U’가 분위기를 바꿔준다. 브라스가 좀 더 화려하고 힘 있게 울어주었으면 하는 아쉬움도 있지만, 브라스와 신승훈의 목소리, 후반부 심상원의 애절한 바이올린 연주까지 잘 어우러진 멋진 곡이다.

두 곡의 발라드 후 브라스가 등장하는 빠른 템포의 곡 ‘로미오& 줄리엣 II’, ‘어디선가 그녀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과 가스펠 풍의 ‘Wonderful World’까지 메인 요리를 맛보고 나면, 천국의 나무 OST의 ‘어떡하죠’와 이 죽일 놈의 사랑 OST의 ‘그래도 사랑이다’가 디저트로 준비되어 있다.

91년 데뷔 이후 조금씩의 변화와 발전을 보여주는 신승훈의 발라드는 충분히 매력적이다. 오랜만에 신승훈의 음반들을 꺼내 보았다. 6집 이후의 음반들이 전체적인 완성도는 더 높은 것 같은데, 음반 판매량은 점점 줄었다. 아마도 동음(同音) 반복 같은 비슷한 분위기의 음악에 식상함 때문일 것이다. 10집의 모든 노래가 자작곡인데, 김희갑 작곡의 ‘허공’, ‘킬리만자로의 표범’을 불러 분위기를 바꾸며 인기를 이어가던 선배가수 ‘조용필’을 벤치마킹하면 좋을 것 같다.

김호민(서울 강서구 늘푸른한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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